기업들에게 세금은 언제나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특히 다수의 다른 기업들과의 업무협력을 하는 경우가 많은 무역업체들의 경우 업무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 수입에 대한 세무처리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과세대상 중에는 미묘한 차이로 세금을 내야하는 경우와 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혼재해 있기 때문에 기업 세무처리 담당자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개수수료'와 '구매수수료'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중개수수료는 세금을 내야하는 대상인 반해 구매수수료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

그렇다면 중개수수료와 구매수수료는 뭐가 다를까.

관세청에 따르면 먼저 중개수수료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위해 거래알선 및 중개 역할을 해 준 대가로 판매자와 구매자로부터 받는 비용을 말한다.

반면 구매수수료는 해외에서 구매자만을 대리해 행하는 용역의 대가로 구매자가 대리인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즉 공급자를 물색하고 구매자의 요구사항을 판매자에게 알려주고, 샘플을 수집하고 물품을 검사하며, 때로는 보험, 운송, 보관 및 인도 등을 주선해주는 일에 대한 비용이 구매수수료다.

관세청이 과세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은 물품을 수입하면서 그 대가로 판매자나 제3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기초로 하는데 이에 중개수수료와 구매수수료의 과세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다.

즉 구매자가 수입활동과 관련해 자신만을 위해 행하는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은 과세가격에서 제외해 구매수수료는 비과세가 된다.

또 제3자가 수입자만을 대신해 업무를 대행해 주는 경우도 수입자 자신이 수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므로 역시 비과세 대상.

이에 실제 기업 중에는 특수관계를 이용해 중개수수료와 구매수수료를 다르게 신고, 교묘하게 탈세하는 사례도 있다.

특수관계에 있는 관계사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업체가 수출자와 수입자 사이에서 무역업무를 도와주는 중개업체에 '중개수수료'를 지급하고는 서류상으로는 해당 업무를 관계사가 아닌 수입자를 대신해 직접 수행한 것처럼 해 '구매수수료'로 신고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중개수수료에 해당하는 부분이 구매수수료로 둔갑해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게 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출자와 수입자 사이에서 이를 도와주는 중개업체는 중간에서 양자를 모두 도와 중개수수료를 받지만 샘플수집이나 물품 검사 등 수입자를 대신해 구매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구매수수료를 받는다"며 "중개자를 통한 활동으로 발생하는 비용들은 과세하고 반대로 중개자보다는 대리인 성격으로 활동하는 경우 비과세하는 만큼 올바로 신고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