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A수의사는 점점 늘어만 가는 유기동물들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애완동물 보호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수의사가 된 이후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들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건강상태를 검진해주는 등 유기동물들을 위한 의료봉사 활동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지속적인 의료봉사 덕분에 A씨는 지역사회 내에서도 유기동물 보호사업과 관련해 꽤나 유명한 인사가 됐다.

최근에는 동물병원과 가까운 곳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가 설립됐고, 지자체 요청으로 유기동물 진료계약을 체결해 동물들의 건강을 직접 돌봐주고 있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유기동물을 치료해주던 A수의사에게 예상치 못한 세금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7월부터 애완동물 진료비에 부가세가 과세되고 있어, 유기동물들을 진료하고 지자체로부터 받는 요금에 대해서도 부가세를 납부해야 하는지 애매했기 때문이다.

고민을 거듭하던 A수의사는 유기동물 진료비까지 부가세를 내야하는지 국세청에 직접 질의하기로 했다.

□ 국세청 "유기동물 진료용역, 부가세 과세" = 최근 국세청은 A수의사 질의와 유사한 납세자 질문에 대해 "동물병원을 개설한 수의사가 지방자치단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해 제공하는 유기동물 보호, 관리, 진료용역은 부가세 면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의사들이 지자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를 치료해주고 진료비를 받는 경우에도 세법에 따라 10%의 부가세가 철저히 과세된다는 설명이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수의사 용역을 포함한 의료보건 용역은 부가세가 면세된다. 다만 수의사가 제공하는 '애완동물' 진료용역의 경우 부가세가 과세된다.

세법에서 부가세가 면세되는 동물 진료용역 대상을 가축, 수산동물(양식 등), 장애인 보조견, 기초생활 수급자 반려동물, 질병예방 목적 진료(예방접종 등) 등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주인이 없는 유기동물을 치료해주기 위해 수의사에게 진료를 부탁하고 비용을 납부하는 경우는 세법에서 정한 부가세 면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세청은 수의사들이 지자체로부터 10%의 부가세가 포함된 유기동물 진료비를 받아 세무서에 납부하므로 수의사들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뜩이나 재정형편이 어려운 지자체에서 유기동물 진료비에 10%의 부가세까지 얹어 수의사들에게 대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유기동물 보호 등에 쓰일 기타 예산을 중앙정부에 세금으로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유기동물 진료용역의 경우 부가세법에서 정하는 면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10%의 부가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자체에서 수의사들에게 10%의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을 지불하므로 수의사들의 세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유기동물은 강아지 5만5902마리, 고양이 3만9195마리, 기타 1171마리 등으로 총 9만6268마리에 달한다.

지자체들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유기된 동물의 보호조치를 위해 유기동물 보호소를 직접 설치해 운영하거나 위탁할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400여개의 유기동물 보호소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87억8500만원 가량의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참고 질의회신 : 부가가치세과-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