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는 그동안 하나 뿐인 아들의 진로만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조만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야할 나이지만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잘하는 일도 없는 아들이 마냥 걱정됐던 것.

최근 진로 문제를 놓고 아들과 이야기를 나눈 A씨는 졸업 이후 아버지와 같은 업종으로 창업해 기업경영에 도전해 보겠다는 결심을 듣게 됐고,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쉽지 않은 창업을 결정한 아들을 기특하게 여겨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A씨는 공부하느라 모아둔 돈이 없었던 아들에게 창업 자금을 전액 지원해주기로 했다. 현행 세법에 따라 자녀에게 창업자금을 증여할 경우 일반적인 증여보다 상당한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고, 훨씬 낮은 세율까지 적용 받을 수 있어 세부담 또한 적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목돈이 부족한 A씨는 일단 창업하는 아들에게 자본금으로 4000만원(지분의 80%)을 증여하고, 자신과 삼촌이 각각 500만원(각 지분 10%)씩 출자해 총 5000만원의 자본금을 마련해줄 계획이다.

모자란 자본금은 창업 후 1년 이내에 유상증자를 통해 30억원까지 증자시켜줄 예정이며, 이미 증여한 4000만원에 더해 24억원(자본금의 80%)을 추가로 증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들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해주려던 A씨에게 뜻밖의 세금문제가 발생했다. 창업 이후 추가로 증여하는 자금까지 창업자금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애매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문제를 국세청에 직접 문의하기로 했다.

□ "2회 이상 증여해도 30억원까지 세제혜택 OK" = 국세청은 A씨 질의에 대해 "창업자금을 증여받아 1년 이내에 창업한 자가 새로 증여받은 창업자금을 해당 사업과 관련해 사용할 경우, 창업자금을 모두 합해 30억원까지 증여세 과세특례를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부모로부터 최초로 증여받은 자금으로 1년 이내에 창업해 증여세 과세특례를 적용 받은 창업자가 또 다시 창업자금을 증여 받더라도, 총 30억원까지는 똑같은 세제혜택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18세 이상의 거주자가 창업을 위해 60세 이상의 부모로부터 토지·건물·주식 등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을 제외한 재산을 창업자금으로 증여받는 경우, 30억원을 한도로 창업자금 증여세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다.

창업자금의 경우 일단 증여세 과세과액(창업자금)에서 5억원이 공제되며, 증여세율도 누진세율 대신 10% 단일세율이 적용돼 일반 증여에 비해 세부담이 상당히 적다.

다만 창업자금으로 증여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반드시 창업해야 하며, 증여일로부터 3년 이내에 창업자금 전액을 사업에 사용해야 한다.

1년 이내에 창업하지 않을 경우 창업자금 전액에 증여세가 부과되며, 3년 이내에 사용하지 않은 창업자금에도 증여세가 추가로 과세된다. 창업자금 사용명세서를 세무서장에 제출하지 않거나 사용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0.3%의 가산세도 내야 한다.

한편 '창업자금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는 출산율 저하 및 급속도로 진행되는 우리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부모들이 젊은 자녀들에게 재산을 좀 더 일찍 창업자금으로 증여함으로써 국내경제에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6년 도입한 세제지원 제도다.

[참고 질의회신 : 재산세과-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