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이 잦은 직장인이나 해외유학 중인 학생들의 경우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출입하는 일이 빈번하다.

자주 국내외를 오가다 보면 긴 비행시간과 짜증나는 시차적응으로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 없다. 내 집 드나들 듯 해외를 오가는 직장인들과 유학생들의 경우 매번 거쳐야하는 번거로운 세관 통관절차도 귀찮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가끔 바다를 건너는 일반 여행자들과 달리 해외에서 구입해 들고 오는 물건도 적어, 출입국 때마다 새로 작성해야 하는 '세관신고서'는 이제 지겹기만 하다.

하지만 아무리 귀찮고 지겹더라도 해외여행자 세관신고서는 반드시, 꼼꼼히, 정직하게 작성해야 '세금폭탄' 등 불이익을 예방할 수 있다.

세관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휴대품 검사대상으로 따로 지정돼 엄격한 통관검사를 거칠 가능성이 크고, 신고대상 물품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을 경우 세관 적발시 몰수됨은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세금까지 납부해야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세관신고서 작성은 해외여행자라면 누구나 필수적으로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현행 관세법상 모든 수출입 물품은 세관장 신고를 거쳐야 하며, 해외여행자 휴대품도 관세청에서 정한 세관신고서 등 간편한 방법으로 신고를 마쳐야 한다.

관세청 고시에 따라 모든 해외여행자와 승무원은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신고대상 물품 소지 유무, 휴대품 취득가격 등을 세관신고서에 정확히 기재해야 한다. 여행자 서명란에도 반드시 서명해 세관에 제출하는 것이 정석이다.

관세청은 해외여행자 세관신고서 제도를 통해 여행자들의 신속통관과 성실신고를 유도하고 있다. 세관신고서를 꼼꼼히 작성한 여행자일수록 빠른 시간 안에 세관 검사대를 통과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외여행자들의 자진신고 비율이 상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화 400달러로 설정된 해외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초과했거나 반입이 금지되는 물품을 소지하고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몰래 반입하려다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 휴대품 부정 신고로 적발된 건수만 4만7000건에 달한다. 불성실한 세관신고서 작성으로 적발된 여행자들이 납부한 세금도 5억8000만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해외여행자 휴대품 신고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만큼 관세청도 세관신고서를 작성한 여행자들까지 꼼꼼하게 검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특히 세관신고서에 신고물품이 하나도 없다고 작성하는 여행자들은 불성실 신고자로 분류돼 별도 검사대상자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 지정검사 대상으로 분류될 경우 통관검사의 강도가 한층 높아지므로, 성실신고는 출입국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최고의 지름길이다.

또한 해외여행 면세한도를 초과했거나 신고대상 물품을 소지하고도 세관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고시 납부해야 할 세금은 물론 30%의 가산세까지 추가로 과세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가산세와 함께 벌금도 부과되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으며, 해외에서 고생 끝에 들여온 물품은 당연히 세관에 몰수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세관신고서 작성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법규로 명확히 규정된 절차로서 여행자가 작성한 내용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며 "해외여행을 마치고 입국할 때는 올바른 절차에 따라 세관신고서를 반드시 작성하고, 정확하게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