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지방세특례법에 따르면 장애인 또는 공동세대원으로 되어있는 가족이 구입하는 승용차는 취득세를 면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는 일반인들에 비해 생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부여되는 일종의 사회적 배려입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에는 장애인 동생을 둔 형이 과세의 억울함을 호소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장애인인 동생과 공동명의로 구입한 차에 면제됐던 취득세가 다시 부과됐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형제의 억울함은 과연 풀렸을까요?

□ "전세 대출금 연장하려 했는데 '취득세' 토해내라고?" = 어머니를 모시며 장애인 동생과 공동세대원으로 살고 있는 A씨는 얼마 전 과세관청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동생과 함께 공동명의로 구입한 승용차에 난데없이 취득세 폭탄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애초 A씨는 현행법상 공동세대주인 장애인 가족과 공동명의로 승용차를 구입하면 취득세가 면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런 이유로 이미 취득세를 면제받은 상황이었기에 황당함은 더 컸습니다.

얼마 전 A씨의 장애인 동생이 잠시 주소지를 이전했다가 다시 원래 주소지로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이것이 면제됐던 취득세가 다시 부과된 이유라는 것이 과세관청의 설명이었습니다.

현행법상 장애인이 그 가족이 공동명의로 차를 구입한 뒤 '1년 이내'에 장애인이 세대원에서 빠질 경우 면제된 취득세를 추징하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A씨는 결국 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A씨는 자신의 동생이 주소지를 잠깐 옮긴 것은 어머니의 전세대출자금 이전 때문이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 주소지로 복귀했기 때문에 과세는 정당하지 않다고 항변했습니다. 또한 주소지를 옮긴 기간 동안에도 동생은 여전히 형,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같은 세대에 등재되어 있던 어머니의 전세자금 대출연장을 위해 동생이 부득이하게 주소만 이전했다가 50일만에 원래 주소로 합가했다"며 "동생은 실제로는 계속해서 원래 주소지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당초 1년 내에 세대분리를 했을 경우 취득세가 추징된다는 안내도 받은 바 없다"며 세대분리기간은 50일만을 계산해 취득세를 과세하는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A씨가 세대를 분리한 것은 현행법상 취득세 추징을 봐줄만한 '부득이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과세관청은 "A씨가 해당 자동차를 공동명의로 등록한 날부터 1년 이내인 시기에 A씨가 동생과 주민등록상 세대를 분리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어머니의 전세자금대출 요건 구비를 위해 세대분리를 했다는 것은 '국내에서 더 이상 운전을 하지 못할 사유이거나 동거가족이 불가피하게 변경되는 등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현행법상 취득세 추징 대상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사망·혼인'아니면 '부득이한 사유' 아니다" = 양측의 입장을 들은 심판원은 일단 현행법을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현행 지방세특례법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장애인 또는 장애인과 공동으로 등록한 사람이 자동차 등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망, 혼인, 해외이민, 운전면허취소, 그밖에 이와 유사한 부득이한 사유 없이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세대를 분가하는 경우에는 면제된 취득세를 추징한다'고 명시되어 있는데요.

법 조항을 잘 따져본 심판원은 결국 A씨가 어머니의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세대를 분리한 것이 이러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심판원은 "현행 지방세특례제한법상 '세대를 분가하는 경우'란 주민등록표상의 세대분가를 말하는 것이고, '부득이한 사유'란 '사망·혼인·해외이민·운전면허 취소'의 사유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에서 더 이상 운전을 하지 못할 사유이거나 동거가족이 불가피하게 변경되는 사유만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가 장애인 자동차에 대한 취득세 추징 규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록일로부터 1년이 되기 전에 어머니의 전세자금대출을 연장하기 위해 50여일간 공동명의자인 동생과 세대를 분가한 것은 현행법상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감면된 자동차세에 대해서는 '해당 기분의 자동차세를 일할계산하여 징수'하고 있으나 취득세에 대해서는 이러한 별도 규정이 없으므로 면제된 취득세 전액을 추징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5지1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