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결손법인 채무면제는 증여" 1심 뒤집은 고법

'결손법인에 대한 채무면제를 증여로 볼 수 없다'고 한 1심 법원의 판결이 고법에서 뒤집어졌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최근 K씨 등이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1심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했던 '舊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을 "무효로 볼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K씨는 I사의 대표로 회사 발행주식 40%를 소유하고 있고, K씨의 자녀들인 A씨는 43.3%를, B씨는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런데 I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K씨는 I사에 필요한 자금을 계속 조달했고,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2010년과 2011년 발생한 대여금 이자 20억원을 면제했다.

국세청은 채무면제로 인해 K씨와 특수관계에 있는 A, B씨가 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를 증여에 해당한다며 세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과세근거인 舊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6항이 모법(구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이며, 무효인 시행령에 근거한 과세 역시 위법하다며 과세를 취소했다.

1심은 또 "비상장주식의 평가방법에 관해 규정한 舊상증세법 시행령 규정에 따라 산출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I사 주식의 1주당 가액은 채무면제 전후 모두 0원이어서 1주당 주식 가액이 증가된 바 없으므로 K씨의 자녀들인 A, B가 이 채무변제로 실질적 이익을 얻었다 할 수 없고, 따라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시행령 규정이 위법이 아니기 때문에 과세 역시 적법하다며 국세청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취소했다.

고법 재판부는 1심이 舊상증세법 제41조 제1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판단했던 '舊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지난 2009년 대법원의 무효 판결이 선고된 이후인 2010년 1월1일 개정되면서 모법에 새롭게 위임규정이 생겨 더 이상 무효라고 볼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고법은 이어 "개정 전 舊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법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특정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가 증여받은 것으로 보는 이익은 '당해법인의 채무를 면제·인수 또는 변제함으로 인하여 얻는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인하여 증가된 주식 또는 출자지분 1주당 가액에 제5항에 규정된 자의 주식수를 곱하여 계산한 금액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므로 K씨 등과 같이 결손법인에 대한 채무면제를 증여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고법은 그러나 "이 사건에 적용되는 舊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법 제4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이익은 '당해 법인의 채무를 면제·인수 또는 변제함으로 인하여 얻는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에 제5항에 규정된 자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문구 중 '증가된 주식 또는 출자지분 1주당 가액에'라는 문구가 삭제 됨)하고 있으므로 국세청과 같은 방법으로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고법은 이어 "舊상증세법 제41조 제1항은 특정법인(결손법인 등)과의 재산의 무상제공 등 거래를 통해 최대주주 등이 실제로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舊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6항에 규정된 이익을 얻었고, 이를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는 의제규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법은 결국 "무상 증여를 전후해 비상장법인의 1주당 가액이 모두 부수(-)인 경우에도 그 법인의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채무면제를 전후해 K씨 등이 보유한 이 사건 회사의 주식 가액이 모두 부수(-)였다는 사정으로 舊상증세법상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증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법하다거나, 평등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016누44362]

▲파산사건 전문 변호사의 꼼수 탈세, 딱 걸렸네

10년 넘게 파산사건에 관해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어 그 업무를 수행하고 받은 보수는 계속성과 반복성이 있는 사업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가 법무법인에 근무하면서 영리목적으로 계속성·반복성을 갖고 파산관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파산관재 업무에 따른 A씨의 보수를 사업소득으로 보고 종합소득세를 산정한 과세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A씨는 법무법인 D의 구성원변호사로서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파산사건에 관해 파산관재인으로 선임, 업무를 수행했다.

A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기간 중 법인파산사건에 대한 파산관재 업무를 수행하고 그 보수로 총 9억원 가량을 수취했는데, 이를 기타소득으로 보아 80%의 필요경비를 적용해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국세청은 A씨의 이 보수가 사업소득에 해당한다며 종합소득을 다시 계산해 소득세를 부과했다.

A씨는 "법무법인 D의 구성원변호사로 근무하고 있어 별도로 사업을 영위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기 위해 별도의 영업활동을 벌이거나 보조인을 상시 고용한 바도 없다"고 과세에 반발했다. 

그는 "법원에 의해 선임된 경우에만 일시적·우발적으로 파산관재인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뿐이므로 그로 인한 보수는 수임의 계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과 이 보수가 공익적 활동에 대한 실비변상에 불과해 영리성이 부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업성, 계속성, 반복성, 영리성 등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사업소득으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1개의 파산법인, 2002년부터 2014년까지는 총 40개의 파산법인에 대한 파산관재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파산관재인으로서의 보수의 발생 가능성과 규모 등이 가변적이라 하더라도 이는 경제활동의 여건에 따라 소득의 발생과 규모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 사업소득의 내재적인 한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결국 "A변호사가 영리목적으로 계속성·반복성을 가지고 파산관재 업무를 수행했다고 봐야 하며 파산관재 업무를 수행하고 받은 보수를 일시적·우발적 소득(기타소득)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사업소득으로 보고 한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2016구합5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