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신한금투 채무보증 증가율 433%·112% 업계 최다 
회계전문가 "잠재적 손실, 채무보증 건전성 관리 필요"

지난해 증권사 중 채무보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최근 배당사고로 홍역을 치른 삼성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도 1년 동안 채무보증액 규모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금리 상승과 맞물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효과로 부동산 경기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에 적극적인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액 증가는 재무건전성을 훼손하는 잠재적 요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중 1년 동안 채무보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증권(1조2133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미래에셋대우(1조821억원), 한국투자증권(8320억원), 신한금융투자(4635억원), 하나금융투자(2876억원), NH투자증권(1370억원), KB증권(785억원), 키움증권(582억원) 순이었다.

반면 대신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각각 3245억원, 5686억원 채무보증액이 감소했다. 

채무보증규모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4조7379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NH투자증권(3조6950억원), 미래에셋대우(3조3025억원), 한국투자증권(3조2051억원) 등이 3조원대의 채무보증을 가지고 있었다.

KB증권(2조6581억원), 삼성증권(1조4933억원) 역시 적지 않은 규모를 나타냈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9119억원), 신한금융투자(8792억원), 키움증권(5999억원), 대신증권(1224억원) 등이 뒤따랐다. 

현재 일부 대형사들의 채무보증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의 채무보증액은 지난해 말 3조2051억원으로 전년말 2조3730억원보다 8320억원(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에는 1년 새 채무보증액이 1조원 넘게 늘었다. 증가율로 따져보면 400%가 넘는 폭증세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2016년 말까지만 해도 채무보증액이 28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 회사의 채무보증은 1년 동안 1조2133억원이 불어나 작년 말 1조493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100%가 넘는 채무보증 증가율을 보였다. 이 회사의 채무보증액은 2016년 말 4157억원에서 1년 만에 879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채무보증액이 2017년 3월 2조5609억원이었으나 연말에는 3조3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1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NH투자증권은 3조6950억원, KB증권은 2조6581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가지고 있었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법인 (PT. NH Korindo Securities Indonesia)에 대한 채무보증이 200억원에 달했다.

하나금융투자(46.06%), 키움증권(10.75%) 등도 채무보증 증가율이 높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9119억원의 채무보증을 가지고 있어 1조원 수준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 회사의 채무보증 증가는 1년 동안 3000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키움증권의 채무보증은 총 5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보다 582억원(10.75%) 증가한 수치다.

반면 대신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채무보증액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는 전년보다 5686억원(11%) 감소했다. 이 회사는 증권사 중 채무보증액이 가장 많았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종금라이서스를 보유해 신용공여, 담보대출확약 등 대출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채무보증금액은 커보일 수 있지만 여신기능을 이용한 선순위 대출이 대부분"이라며 "LTV도 30% 미만의 우량 대출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초대형IB를 제외한 타사는 여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한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메리츠는 중·후순위 대출 비중이 높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의 채무보증액은 지난해 12월 말 1224억원으로 2016년 12월 말(4469억원)보다 70% 이상 감소했다.

한 회계전문가는 "채무보증 등의 우발채무는 평소에는 위험성이 커보이지 않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한꺼번에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항"이라며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잠재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