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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명단 이면에 숨겨진, 인사권자의 '요청(要請)' 20120701120101

지역안배…영·호남 균형배치 숙제 '해소'
행시 29회∼33회 본청 국장 발탁, '젊은 피' 수혈
과장급 47% 교체, 수석과장 인사 키워드 '지역균형(?)'

1급 고위직 인선안이 행정안전부 인사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하순, 국세청 조직은 한동안 크게 술렁였다. 술렁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인사권자의 결정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대세(大勢)는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7월 첫 날인 1일, 발표된 국세청 인사명단(고위공무원 승진 및 전보, 부이사관 전보, 세무서장급 전보, 초임세무서장 발령)에는 인사권자인 이현동 국세청장이 2만 국세공무원들에게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모습이다.

최대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국세청이 처한 여러 상황을 고려한 최선의 인사를 했으니, 이에 다른 말을 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세청은 이번 인사명단을 짜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을 '균형'으로 꼽았다. 즉, 특정지역에 편중되는 인사는 최대한 지양하면서 대한민국 팔도(八道) 출신 인재들을 골고루 배치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균형은 무슨 균형이냐"라는 부정적 시각이 담긴 해석도 가능한 부분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 '지역안배'는 적절했지만…고위직 인사 = 다른 모든 것을 떠나 박윤준 국세청 차장(서울), 조현관 서울국세청장(대구), 김덕중 중부국세청장(대전), 김은호 부산국세청장(경남). 지역안배는 '황금비율'로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고위공무원 국장급 인선도 지역안배가 최대한 고려된 모습이다.

전체 34개 고위공무원 직위 중 56%인 19개 직위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호남 출신(나동균 기획조정관, 송성권 소득지원국장)과 비고시 출신(김영기 재산세국장, 김재웅 전산정보관리관(내정))이 기용됐다.

게다가 나 기획조정관(행시 29회), 송 소득지원국장(행시 30회)과 더불어 행시 33회 출신인 한승희 국제조세관리관의 기용으로 '젊은 피' 수혈까지 이뤄졌다. 전면적인 세대교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있을 세대교체의 신호탄 격으로 풀이해 볼 수 있는 대목.

이에 따라 총 12개 직위 본청 고위공무원 국장급(국세공무원교육원 포함)들의 출신지역별 분포는 경북 6명, 호남 3명, 서울·경기 3명(김재웅 전산정보관리관 내정자 포함)이 됐다. 임용구분별 분포는 행시 10명, 비고시 2명.

한편 이번 인사의 '백미(白眉)'로 평가되고 있는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 인선을 포함해 서울국세청 조사3국장,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 등 지방국세청 조사국 핵심 포스트에 서울(이학영 서울 조사1국장), 호남(임창규 서울 조사3국장, 김희철 중부 조사1국장) 출신 베테랑 관리자들이 배치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 세무서장급 인사, 키워드는 역시 '지역안배' = 세무서장급(과장) 전보인사 또한 지역안배가 주안점이 된 모습이다. 전체 220개 과장급 직위 중 47%인 104명이 교체되는 대폭적인 인사.

일부 예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보기준(현 보직 1년 이상 재임)을 최대한 지켰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아울러 '비수도권→수도권→본청'으로 이어지는 보직경로 또한 준용했다.

올해 하반기 명예퇴직 대상인 세무서장은 현 보직에 유임하는 한편 특정관서에서 기관장이 연속으로 명퇴하는 일이 없도록 명퇴임박자의 배치관서를 고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세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본청 수석과장 인선은 지역안배를 고려했다는 전언. 11개 국·실 수석과장 11명 중 8명을 교체, 호남 5명·영남 3명·충청 2명·서울 1명 등 균형배치가 이뤄진 모습이다.

다만 수석과장 직위에서도 주요 포스트로 꼽히는 국세청 운영지원과장(경남), 기획재정담당관(경북), 감찰담당관(경북), 조사1과장(경북) 직위는 영남출신들이 석권했다.

지난 2009년 청와대로 파견, 승진까지 했지만 제때 국세청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던 최정욱 과장(부이사관)은 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장으로 보임됐다. 국세청은 최 과장의 후임(청와대 민원제도 행정관실)은 파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방형으로 지정되어 있는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은 자리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국세청은 해당 직위 개방형 공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초중순 적임자를 낙점해 인선을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총 28명(전산직 2명 포함)의 복수직 서기관들이 '복수직' 딱지를 떼고 초임세무서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국세청은 초임세무서장 인선과정에서 '출신지역을 관할하는 연고지 세무서' 배치를 피하는 상피제를 최대한 적용했다는 설명.

상대적으로 업무난이도가 높은 본청과 수도권청 우대정책의 일환으로 본청(10명)과 서울·중부국세청(13명) 소속 복수직 서기관들이 대거, 초임세무서장으로 진출함에 따라 나머지 지방국세청(대전 1명, 광주 1명, 대구 1명, 부산 2명) 중 일부 지방국세청의 복수직 서기관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는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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