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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or 철저한 계산?, 세법에는 밝았지만 결국… 20120807084047

심판원, 대지 위에 잠시 농사지었다고 농지?…세금감면 'No'

널따란 대지 한켠에 집을 지은 뒤 양도소득세가 면제되는 만큼인 주택정착면적의 5배 넓이의 대지는 잔디밭 정원으로 쓰고, 나머지 땅에 농사를 짓다가 주택과 대지를 함께 팔았다면 세금문제는 어떻게 될까.

잔디밭 등 정원부분은 주택정착면적의 5배 이내의 주택부수토지인 만큼 당연히 양도세 과세를 면하게 되지만, 농토로 사용해왔던 부분의 땅도 '농지대토' 등의 방법을 쓴다면 양도세를 피할 수 있을까.

당초 지목(地目)이 대지로 돼 있는 토지의 일부를 농지로 활용했더라도 그 땅을 사들인 사람이 아무런 장애가 없이 언제든지 땅 위에 주택을 증축하는 등 대지로 쓸 수 있다면, 그 땅도 주택부수토지로 봐야한다는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이 내려졌다.

조세심판원은 7일 "경기도에 사는 A씨가 '대지 일부는 농지로 사용하고 있는데도 불구, 국세청이 대지전체를 주택부수토지로 봐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 심리결과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3년 894㎡ 규모의 논을 사들여 2005년 4월 지목을 논에서 밭으로 변경한 뒤, 8개월 뒤인 12월 다시 지목을 밭에서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로 바꿨다. 지목이 논에서 대지로 바뀐 만큼 시세차익도 엄청났을 터.

대지 위에 99.36㎡(30평) 규모의 단층주택을 신축한 A씨는 894㎡의 대지가운데 주택정착면적의 5배에 조금 못미치는 484㎡에 대해선 잔디밭 정원으로 쓰고, 나머지 410㎡에는 고추와 배추 등의 농작물을 심는 텃밭으로 이용했다.

그러다가 결국 A씨는 2010년 이 주택과 땅을 양도하면서 잔디밭 정원 부분은 주택정착면적 5배 이내의 주택부수토지로 봐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하고, 농작물을 심었던 나머지 땅은 농지대토에 대한 감면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0원'으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양도토지 전체의 주된 용도가 대지임이 분명하고 그 중 일부분인 토지에 농작물을 경작한 것은 주된 용도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잠정적인 토지의 이용에 불과, 경작부분만을 특정해 대토 감면대상 농지로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양도세를 부과한 것.

A씨는 자신이 직접 고추 등의 농사를 지었다며 경작확인서, 농약을 사서 쓴 영수증, 생산퇴비지급확인서는 물론 대지와 밭으로 구분 표시된 지적측량성과도 등을 조목조목 근거로 제시하며, 심판원의 문을 두드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심판원은 현지확인조사까지 벌여 문제의 땅을 사들인 새로운 주인이 A씨가 농사를 짓던 땅 위에 음식점 사업을 위해 건물을 신축하고 있었으며, 토지를 취득할 당시에 '지목이 대지'인 물건을 구매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심판원은 또 A씨 토지는 지목이 대지인 1필지 토지로 그 지상에 잔디와 농작물이 식재된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었고, 문제의 토지를 본래 지목인 대지로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땅을 사들인 새 주인이 토지 전체를 대지로 알고 매입했으며 음식점업에 사용하기 위해 건물을 신축한 점도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심판원은 결국 "A씨가 문제의 토지를 농지로 활용했어도 이는 토지의 주 용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잠정적으로 이용한 것에 불과, 그 부분만 특정해 대토 감면 대상 농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세청 양도세 부과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1중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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