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 4일 40,0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한 가운데, 이번 닛케이지수의 상승이 반도체 제조장비·재료 분야가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는 닛케이지수가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과 함께 지난해 9월 말부터 25% 상승했다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일본의 반도체 제조 및 재료 산업 기반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의 2월 일평균 거래액은 5조1600억엔으로 1월 대비 19%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관련 기업이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도쿄 일렉트론은 한때 5%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생산하는 어드밴테스트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현재 81배에 달한다.

UBS SuMi 트러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다이주 아오키씨는 "제2의 매그니피센트7을 찾는 사람들은 일본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그니피센트7은 첨단 기술주들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플랫폼스 등 7종목을 일컫는다.

닛케이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설계 및 제조 분야에서는 입지를 잃었지만, 제조장비·재료 분야에서는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반도체 재료 분야에서 일본이 점유율 48%로 1위, 대만이 16%로 2위를 차지 중이다.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비 점유율은 31%로 미국의 35%에 근접한 2위다.

복잡한 공정을 처리할 수 있는 장비 기술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라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제조업체인 토와는 전날보다 12% 상승했다. 토와는 반도체용 레진 실링 장비 분야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현재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여러 개의 반도체을 밀봉하고 통합하는 고정밀-고효율 장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토와의 오카다 히로카즈 사장은 "2024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로부터 15~20대 규모의 주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노무라 마이크로 사이언스는 지난 1일 장중 거래에서 5% 상승하며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제조를 위해 물을 정화하는 장비를 만든다.

SMBC 닛코 증권의 고 미야모토 수석 분석가는 "AI 수요가 일본의 소재 업체들에 순풍이 되고 있다"며 "고급 소재에 강점을 가진 일본 기업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